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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지구의날 맞아 기후악당을 규탄하는 시민과 기후악당을 옹호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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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시민기자 - 내맘대로기자가 작성한 글입니다]

지구의 날이 올해로 52회째를 맞았지만 뜨거워지는 지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내에서는 4월임에도 6월에나 볼 수 있었던 30도를 곳곳에서 마주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인도의 3월 평균 최고기온은 33.1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북부에 자리 잡은 수도 뉴델리는 29∼30일 최고 기온이 4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남아공은 지난 11일 '6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사망자가 253명으로 늘었다.

작년 IPCC 제6차 보고서가 발표되고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우리의 여생에서 올해가 가장 춥다"고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며 제목으로 발표했다. 작년과도 비교되는 지금 그 말이 실감된다.

▲ 올해는 우리 여생에서 가장 춥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카드뉴스, 2021. 8. 12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이하 '인천비상행동')은 제52회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악당 규탄 집중 행동에 나섰다. 영흥 석탄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남동발전, 강릉안인 석탄발전소를 건설 중인 삼성, 삼척 석탄발전소를 건설 중인 포스코, 호주 바로사 가스전을 개발하는 SK를 기후악당 기업으로, 핵발전소 확대를 추진하는 국민의힘과 가덕도와 새만금 신공항을 추진했던 더불어민주당을 기후악당 정당으로 선정하고 인천 시내 곳곳에서 4월 18일(월)부터 23일(토)까지 기자회견, 피케팅, 행진을 진행했다.

▲ 기후악당 규탄 집중행동 ⓒ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영흥 석탄발전소는 인구 1,133만 명의 국가 쿠바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쿠바는 2,724만 톤을 배출하는 반면 영흥 석탄발전소는 3,229만 톤을 배출했다. 인천은 영흥석탄발전 덕분에 1인당 온실가스를 21.8톤을 배출한다. 쿠바는 1인당 2.4톤으로 9배 차이 난다. 우리가 편하자고 싼값에 석탄으로 전기를 생산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적은 국가와 시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영흥 석탄발전소 앞에서 인천비상행동은 문정현 신부의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 봄바람'과 함께 영흥 석탄발전 2030년 폐지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문정현 신부의 다른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 봄바람. 인천 영흥 석탄발전소 앞

기자회견 후 전쟁 말고 평화를, 차별 끊고 평등을,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이윤보다 생명을, 석탄발전 2030년까지 폐지 등의 염원을 리본에 담아 영흥 석탄발전소 철조망에 걸었다.

▲ 문정현 신부님의 다른 세상 만나는 40일순례, 봄바람 - 인천 영흥석탄발전소편

지난 3월 18일 경향신문 기사에서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지으면 된다는 입장을 밝히며 "석탄화력발전소에 이미 전력망이 깔려 있기 때문에, 발전기를 석탄 대신 SMR로만 하면 된다. 고용승계의 장점도 있다"고 말해 충남을 비롯한 전국 석탄발전 소재 지역을 큰 충격에 빠트렸다.

특히 영흥석탄 1, 2호기는 수명이 30년이 되는 2034년에 LNG 전환이 예정되어 있으나 윤석열 차기 정부의 핵발전소 확대 의지로 보아 LNG 전환이 아닌 소형핵발전소(SMR)로 전환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영흥도에 설치된 석탄발전소는 국내 3위 규모(설비용량 5.08 기가와트)로 수도권 전력 소비량의 20%를 생산해 고압 송전선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보내고 있다. 신규 핵발전소는 송전망이 이미 완비된 지역에 건설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후위기로 석탄발전 조기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송전망이 구축된 영흥도는 핵발전 확대 세력의 먹잇감이 될 우려가 크다. 
 
이에 지구의날(22일)과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36주기(26일)를 맞아, 석탄발전 지역과 핵발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기후운동, 탈석탄운동, 탈핵운동 연대기구 등이 공동으로 인수위원회 앞에서 핵발전 설치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석탄발전 이후의 미래를 지역주민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기후위기의 대안은 핵발전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히고, 인수위에 의견을 전달했다. 

▲ 석탄발전 지역에 핵발전 설치 발언 규탄 기자회견 ⓒ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
 

 23일에는 석탄발전과 핵발전 폐지를 위한 도보행진을 영흥도에서 진행했다. 

▲ 석탄발전과 핵발전 폐지를 위한 영흥 석탄발전소 앞 도보행진

반면 조선일보는 지난 25일 "탄소중립 내세우며… 일부 환경단체, 해외사업까지 '발목'"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작금의 기후위기 현실을 외면한 채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환경단체와 시민 활동가를 부추기는 것처럼 작성했다. 이는 환경단체와 시민 활동가들을 폄훼한 것이며 기후위기로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국가와 시민, 미래세대에 대한 모독이다. 작년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현재의 상황을 "대재앙"의 길에 있다고 표현했다. 조선일보 기사를 본 기후 활동가들은 기후악당 기업을 옹호하는 언론사야말로 기후악당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언론이 기업의 이익 대변이 아닌 인류가 직면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확한 기사를 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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